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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3차 선수련법회 자원봉사를 되새기며.
글쓴이 무야 등록일 2019-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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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루에서 수련생들이 벗어 두고 간 번뇌를 깨끗히 닦고 줍는 일로 봉사를 시작합니다.

필수품이라 여기는 기호품들을 수거하며 선수련에 도움을 드리고자 악역도 자처했지요.

송광사에서는 가볍고 작은 소임이란 없습니다.
공양이 끝날때까지 마당에서 기다리는 일
법당에서 좌복을 반듯하게 놓는 일
물컵을 닦고 정리하는 일
숟가락을 놓고 반찬을 담는 일
잔반을 살피고 모으는 일
빈그릇을 나르고 그릇을 씻는 일
감자를 깍고 김을 자르는 일
마당의 비질까지
온 마음을 다해 정성을 들여야하는 귀한 소임만 있을뿐입니다.

사색이라고 포장했던 그동안의 잡념들이 사라지고 무념의 나를 만나는 기적을 경험합니다.
그리고 아무런 조건없이, 바람없이, 명함없이, 그저 밝게 웃어주는 영혼이 맑은 법우들을 만나는 영험함도 있습니다.

선수련을 하는 이유와 자원봉사를 하는 이유는 다르지않다는 내 판단은 옳았습니다.
 
새벽예불을 알리는 사물소리
공양간에서 올려다 본 다홍색 여명
한여름 햇살 모아 곱게 핀 능소화
승보전 소맷돌에 기대 앉아 바라 본 뽀얀 절 마당은 앞으로 10년쯤 두고 두고 꺼내 먹을 자양분입니다.

묵언수행에 실패한 나에게 괜찮다며 지금껏 살던대로 살아도된다며 지지해주고 격려해준 고마운 법우들이 생각납니다.
진심을 다 전하기도 전에 헤어진 여러선생님들께 죄송한 마음 가득하구요, 어디에서나 빛나던 애기보살님들과 잠옷까지 나눠 준 soulmate는 무심히 아주 무심히 잘 살고 있겠지요.

탈없이 잘 지내는 것으로 그리움을 대신합니다.

성불하십시오!

 

 

 

3차 선수련법회를 다녀와서~
스님이 계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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