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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020년 하안거반결제 법어
글쓴이 송광사홍보팀 등록일 2020-07-22
첨부파일 202007221357191.hwp 조회수 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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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와의 거리두기

不捨妄見不求眞 眞妄總是鏡中塵
破鏡打碎虛空骨 方見無事本來人

요즘은 어느 것이 정의이며 어느 것이 불의인지, 어느 것이 진짜고 어느 것이 가짜인지 판단의 기준이 진영논리나 각자의 유불리에 따라 수시로 바뀌는 전에 없던 혼돈의 시대이다.

거짓도 참된 것도 버리거나 찾지 말라.
참된 것도 거짓됨도 거울 속의 티끌이니
거울을 깨버리고 허공 뼈를 부수어야
일없는 본래의 자기를 알 수 있네.

저 허공의 뼈를 어디에서 찾을 것인가?

(주장자를 들어 탕! 한 번 내리치고)

이 주장자 내리치는 가운데서 찾아 부술지어다.
하안거 반결제를 맞아 우리 대중들이 이미 잘 알고 있는 것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보려고 한다. 뛰어난 성인의 가르침을 종교(宗敎)라 한다. 종(宗)은 마루이니 산마루처럼 최고의 정점(頂點)이며, 근본 기준이란 뜻도 있다. 문중의 적장자(嫡長子)의 집을 종가(宗家)라 하듯이 마루가 되는 가르침이 바로 종교다.  
일본의 명치유신 시대 ‘스즈키 젠코’라는 스님이 ‘신과 인간을 접속시키는 절대자를 신앙한다.’는 뜻을 가진 ‘religion’이란 말을 아귀가 맞지 않게 종교(宗敎)라고 번역하면서 신앙과 종교를 혼용하게 되었다. 옳고 그름을 분별하지 못하고 시키는 대로 따르면서 맹목적으로 믿는 것을 맹신(盲信)이라 하고, 인과관계도 모르고 합리적인 근거도 없이 미혹하여 헛된 것을 믿으면 미신(迷信)이라 한다. 어떤 것이 미신이며 정도(正道)인지를 구별하지 못하다가도, 현실에 부딪쳐 일을 당했을 때 연기관계의 인과율에 비추어보면 그 실체가 드러나게 마련이다.


중국에서 발생한 코로나19는 세계를 초토화시키면서 여름이 되어 기온이 올라가면 끝날 것이라 했지만, 아직 그 끝이 보이지 않으면서 7월 20일 현재 세계의 확진자 누적 수는 1500만 명에 이르고 사망자는 60만 명을 넘었다. 그동안 질병관리본부에서는 여러 경로를 통해 <코로나19 예방 국민수칙>을 안내하며, 사회적 거리두기와 자가격리 등 각종 감염 예방 수칙 등을 잘 지키도록 권하였고, 닫힌 공간에서 많은 사람이 모이는 장소의 방문이나 종교행사 등을 최대한 자제할 것 등을 계속 당부했다. 그 매뉴얼은 마치 종교의 계명(誡命) 같은 것이었다.


종교집회를 열어 울고 불며 비말(飛沫)을 튀겨가면서 전지전능하다는 신에게 기도를 해도 그 신은 나노(10억 분의 1mm) 입자 크기의 역신을 이기지 못하고 확진자만 늘어나는 것을 보면서, 그 신이란 것이 참 무능한 줄도 확인하게 되었다. 신이 무능한 것이 아니라 그 신이 코로나를 물리쳐 줄 것이라는 그 맹신과 미신에 어이가 없다. 어느 절에서는 매뉴얼도 무시한 채 모여앉아 예수재를 지내다가 감염이 된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원인과 결과의 인과관계 즉, 연기관계를 모르고 맹신하면 그것이 바로 무명(無明) 속을 헤매는 미신이다.
이번의 코로나19 사태로 전에 경험하지 못한 전방위적인 사회의 변화가 가속화되면서 문명의 새로운 전환기를 맞게 되었다. 전쟁이나 질병이 발생하면 국경이 폐쇄되어 이동이 제한되니 국제화가 무너지고 지역주의나 국가주의가 되며, 지금 선진국에서는 대도시의 탈출현상이 늘어나면서 주거의 분산이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대중의 거리두기가 일상화되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방식으로 변환하면서 자연히 비대면의 화상회의 같은 방법으로 소통하게 되고 온라인 재택근무가 보편화 되어가며, 학생들의 온라인 강의가 늘어나면서 지금 캠퍼스는 적막강산이다. 재택근무나 자율학습이 일상화되면서 직장 업무나 학교의 운영 변화에 따라 주거공간도 홈오피스나 홈스쿨 등이 가능하도록 건축구조도 달라질 것이다.

비대면 문화의 확산으로 계층의 간격이 심화되면서 식사도 대중급식이 줄어들고 혼자 먹는 혼밥 등의 개인 고립화가 심화될 것이다. 온라인 방식의 교육이 전문화되면서 강의능력이나 수업능력의 차별이 심해지고 전통 방식의 학제도 달라진다. 평준화를 위한 집체교육보다 차별화되고 전문화되고 분업화된 훈련이나 대안교육을 선호하게 된다.
대중을 모아놓고 단상에서 일방적으로 훈시조로 하던 교육이나 강의는 권위를 세우거나 일방적인 지지를 요구하지만, 비대면으로 이루어지는 각종 인터넷 강의나 포교 설법 설교 등은 수용자의 선택에 의해 결정되면서 교역자(敎役者)들의 권위나 충성심이 허물어지고, 객관적인 충실한 내용만 검증되고 유통하게 된다. 아울러 표현이나 소통방식도 각종 영상 콘텐츠를 잘 익혀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공감할 수 있게 해야 할 것이다.

 
사원모집이나 인사문제 등도 비대면으로 투명화되어 그대로 드러나게 되니 거기에 알맞은 실력을 잘 갖추어야 하며, 사이버 문서작성은 기본이다. 인공지능에 의한 정확한 대량정보의 수집과 전달, 로봇에 의한 안전한 대량생산이 자동화되면서, 자연히 생산이나 공급의 기득권을 누리던 노동종사자들이나 기성세력들의 결사에 의한 저항이 무너지고, 공동체조합의 시대에서 개인의 실력 위주로 전문직의 프리랜서 시대가 된다. 생산과 소비의 패턴이 달라지니 비대면의 판매나 구매가 보편화되면서 현물을 구매하던 대형마트 등이 무너지고 물류의 유통 방식도 온라인으로 매매하며 배송도 드론이나 자율주행 등으로 하게 될 것이다.


각종 정보가 빛의 속도로 호환되면서 예전에는 쉽지 않던 국제전화도 카톡으로 무료로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시대다. 인공지능이나 로봇에 의해 각종 전자제품의 원격조정이 일반화되고, 질병의 원격 진료 등도 급속히 보편화 되어간다. 생체의 지문 홍채 안면인식기술 등의 발달로 개인정보와 사생활이 노출되고, 거래가 전자방식으로 이루어지면서 금융정보 등이 공개된다.
이런 현상은 새로 생겨난 것이 아니라 진작부터 진행되었는데, 이번의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급속히 다가올 것이다. 사욕이나 이익집단에 의해 정보가 차단되거나 왜곡시키는 횡포가 심해질 것이니, 이들 각종 정보가 제대로 공개 유포되거나 보호되고 선용되도록 감시와 통제가 필요하다. 그리고 인구의 출산이 줄어들고 젊은 세대는 종교에 관심이 멀어 종교인구는 급격히 줄어드는 추세이다. 인원을 동원하거나 집회 위주의 종교시설을 늘리면서 대출 등으로 과잉 투자했던 교회의 부도가 줄줄이 이어지고 있으며, 사찰들도 각종 시설이 늘어났지만 불교신자는 줄어들고 노령화되어 경제력이나 기동력이 떨어지면서 그 운영이 버거워지고 있는 실정이니 대응책이 필요하다.


각종 분야의 지도자들이 제대로 된 경험이 없어 실물경제 감각이 둔하고 가상의 계수에만 집착하면서 전환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여, 개인이나 공공단체에서 재정의 비효율적인 사용으로 현재 개인과 기업 부채와 국가채무가 총 5000조원이 넘는다고 하며, 재정이 고갈되어 국민 세금이 가중되고 연금제도가 무용화되는 등 경험해보지 못한 걷잡을 수 없는 초인플레이션 시대가 올 수도 있다. 축적된 과거의 경험이 풍부하고 미래의 새로운 변화를 예측하면서 잘 적응할 수 있는 지도자가 필요한 때이다.
이번의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자유로운 개인주의 국가는 전염병의 제어에 취약함이 드러났고, 통제된 전체주의 국가는 비교적 제어하기 쉬운 경험을 얻으면서, 앞으로는 개인의 삶이 잘 보장되면서도 전체적으로 잘 통제되는 그런 이상적인 새로운 형태의 집단이나 국가가 생겨나기를 희망하게 되었다. 그것은 하나 속의 전체이며 전체 속의 하나가 되는[一中一切多中一] 중도세계가 대안이 될 것이다.

우리 조계종단에서는 코로나19 사태를 겪는 동안 일찍부터 불자들이 인과율의 연기관계를 잘 살피면서 각종 안전수칙의 계명(誡命)을 잘 지키도록 계도하였고, 불자들은 경건히 기도하고 심신을 청정히 하며 스스로 깨어있는 맑은 정신으로 행동을 절제하였으니 참으로 다행이었다. 미래 세상은 불편한 조직문화의 모임보다는 외로운 홀로를 선택하고 자발적 고립이 늘어날 것이다. 그것을 대비하여 종교시설에 가지 않고 가정이나 고요한 곳에서 홀로 할 수 있는 독경이나 사경, 참선, 명상, 요가, 다도(茶道), 예경과 108참회, 발우공양법 등을 널리 보급하면서, 누구나 쉽게 응용할 수 있는 새로운 수행법을 개발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 기후나 환경변화로 코로나의 변종이 더 확산되고 모기, 등에, 진드기 같은 미물이 번성하면서 각종 바이러스나 미생물에 의한 또 다른 질병이 만연하게 되고 잠복하고 있던 뜻밖의 다른 더 큰 재난들이 밀어닥칠 것이라 한다.


우리 불자들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면서도 자칫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이 되기 쉬운 자기와의 거리두기’를 하며 이웃 환경이 바로 또 다른 내 자신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하나 속의 전체이며 전체 속의 하나임과 영원한 가운데 변하는 것과 변하는 가운데 영원한 것을 잘 살피면서, 재난을 당하거나 문명의 변화에도 연기법의 인과율을 냉철하게 잘 판단하여 의연하게 대처하면서 당당히 정도(正道)를 걸어가는 문명인이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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